요즘엔 동호회등의 모임에서 공구를 하는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지.
사실 공구라는게 "내 주변의 사람들"이 같은 물건을 원하는 경우가 흔하지 않아서
공구라는 제도(?)가 널리 퍼지게 된 건 온라인의 힘이 크지 않을까... 생각함.
여튼 이런걸 보다보니... 공동구매가 뭔지도 몰랐던 시절, 공동구매를 했던게 생각나서,
블로그 포스팅도 오랜만에 할 겸 끄적여봄.
때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나 3학년이었나... 2000년쯤.
밀레니엄버그도 별 탈 없이 지나갔고, 인터넷이 막 퍼져나갈 때였음...
인터넷도 안되는 PC방에서 스타 랜 플레이한다고 줄서서 시간당 2000원씩 지불하던 때.
일부 친구녀석들 집엔 ADSL이 설치되어 걱정없이 인터넷을 즐기던 때
(난 에듀넷같은 Dial-UP PPP를 썼지... 그것도 한밤중에만...)
여튼 그 시기였다.
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신청서는 따로 받지만무조건 참여해야 하는 보충수업.
교과서로 진도 빼는 경우도 있었지만 거의 보충수업용 교재 (뭐.. 문제집이지...)를 사야 했는데.
우연히 메일함으로 들어온 한통의 메일. 지금처럼 스팸으로 그득할때가 아니라서 다 열어보고 하던 때였는데.
[북미르]라는 온라인 서점. 교보같은 온라인 서점도 그때쯤부터 있긴 있었을텐데,
이 사이트는 교과서(어짜피 출판사에서 나오는거니까...)나 참고서같은 교재만 팔던 곳.
당시 내가 살던 진도(진도개의 진도 맞음)의 읍내...에는 서점이 두개가 있었더랬다.
근데 그중에 한곳은 참고서같은거 취급 안하는, 잡지나 소설책만을 취급하던 곳이었고.
(당시 그 서점에 들어가면 한 20대후반~30대쯤으로 보이는 이모(누나?)가 뜨개질을 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더랬다)
참고서류를 취급하는 서점은 나머지 한곳뿐이었는데.
사실상 독점시장이었던거.
인근지역이라고 해봤자 제일 가까운 해남은 한시간을 버스타고 가야했으니까.
암튼 그렇게 받은 광고메일을 타고 사이트에 가보니 정가보다 싼 가격.
그렇게 해서 반 친구들을 끌어들였고,
나중에는 학년 전원(이라고 해봤자 다섯개반)의 교재를 공구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었다.
그렇게 몇차례 진행하다보니 서점쪽에서 싸게 주겠다며 학교쪽으로 연락해왔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고...
뭐 당시 혹자는,
내가 뭐 그걸로 남겨먹었다든가... 했던걸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던데...
끽해야 몇백원 수준... 이었을거다.
송금한다고 점심시간에 자전거타고 언덕넘어 농협까지 가서 송금하고...
거기에 뭐 송금수수료도 공짜는 아니었으니.
게다가 책 도착하면 두세묶음 3~4층까지 들어 올리고.
그렇다고 친구들한테 남겨먹기도 그러니 거의 사이트 가격대로만 받고.
이러니 뭐 남는게 있었겠냔....
요즘도 공구같은거 진행하는거 보면 진행자는 봉사의 성격이지 뭐 남겨먹으려고 하진 않는건 마찬가지인것 같고.
저 북미르 라는 사이트는 지금 검색해보면 마찬가지로 참고서 판매하는 사이트가 뜨긴 하는데,
등록일을 보면 그때 그 사이트는 아닌듯.
벌써 십수년 전 이야기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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